영산강 유역에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고분 문화가 자리를 잡았습니다. 고대 영산강 유역에 살았던 사람들은 봉분을 크게 만들고, 마치 지금의 아파트처럼 여러 개의 관을 함께 묻었습니다. 한 봉분에 함께 묻힌 사람들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로 보입니다. 그들은 무덤에 흙으로 만든 독널[甕棺]을 사용했으며, 그중 대형 독널은 영산강 유역에서만 발견됩니다. 또한, 영산강 유역에서는 백제나 가야, 왜에서 만든 무덤과 비슷한 형태를 띤 무덤도 나타납니다. 영산강 유역은 당시 동아시아의 여러 고분이 뒤섞여 새로운 지역 문화를 만드는 문화의 용광로와 같은 곳이었습니다.
영산강 유역에 살았던 사람들은 사다리꼴 모양, 둥근모양, 네모 모양, 장고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고분을 만들었습니다. 죽은 자 근처에 토기, 철기, 구슬 등 껴묻거리를 묻어 추모하였고 껴묻거리의 종류와 수량은 죽은 자의 사회·경제적 지위를 알려주기도 합니다. 사람들은 고분을 완성한 후 무덤 밖에서 죽은 이를 위한 제사도 지냈습니다. 동물을 제물로 바치기도 하였고, 무덤 주위에 토기나 높은 나무 기둥을 세워 꾸미기도 했습니다. 이런 장송 의례는 6세기 중엽 백제 영향력이 확대되며 사라지게 됩니다.